빅테크에 입사하고 첫 1년에 알아두면 좋을 내용들을 적어 본다.
온보딩
처음 입사를 하고 나면 온보딩 (onboarding) 기간을 가진다. 회사별 그리고 레벨별로 짧게는 몇 주 길게는 6개월까지 가기도 한다. 이 기간은 당신이 회사 시스템 안에서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익히는 기간이다. 아주 기초적인 컴퓨터 세팅하는 방법에서부터 내부 개발 툴들을 이용해서 코드를 내려받고 수정하고 제출하고 이런 것들 말이다. 일종의 허니문 기간이다. 이때는 특별히 평가를 받을 일이 없지만 이 과정에서도 점수를 딸 수 있는 방법들이 있다.
먼저 회사 시스템에 빠르게 적응하고 본격적인 일을 시작할 수 있는 상태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외에 그 온보딩 과정을 개선하는데 기여할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추가적으로 점수를 딸 수 있는 방법이다. 당신도 온보딩 과정에서 절차라든지 매뉴얼이라든지 하는 것들을 안내받았을 것이다. 이들도 모두 앞서 온보딩을 거친 사람들이 만든 자료일 것이지만 그 내용들이 완벽하지도 그리고 항상 최신이지 않을 수 있다. 이때 이 자료들의 최적의 기여자들은 바로 새로 온보딩하는 사람들이다. 왜냐하면 올챙이 개구리적 생각 못한다고 이미 내부 시스템에 적응한 사람들은 처음 온사람들이 무엇을 모르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신이 그 자료들 내용을 하나하나 따라가 보고 부족하거나 잘못된 내용은 바로바로 수정해라. 그것이 당신의 첫 의미 있는 회사일 이 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뭔가를 새로 배우면 그것을 반드시 기록해 놓아라. 처음 입사하게 되면 정보의 홍수를 겪을 것이다.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고 그 소스들의 출처가 너무 다양해서 지금 당장은 알 것 같아도 나중에 기억이 안 나 한참을 헤맬 수 있다. 나중에 뉴하이어가 들어와서 당신에게 같은 질문을 할 수도 있고. 이들을 개인 문서나 위키 페이지에 정리해 놓고 점차 업데이트해 나가면 나중에 자신만의 좋은 워크플로우 가이드 및 팁들이 될 수 있다.
질문하는 법을 배워라
처음 입사하면 궁금하게 참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게 참 애매할 수 있다. 이걸 누구에게 물어봐야 하나? 너무 기초적인 질문인가? 지금 물어봐도 되나? 이것에 대한 정답은 없다. 뉴하이어 오리엔테이션에서 혹은 온보딩 자료에 그 회사의 문화에 맞는 가이가 있다면 그것을 따르는 것이 좋다. 그런 자료가 없는 경우에 필요한 팁들을 공유해 본다.
무엇을 질문할까 - (정상적인 회사라면) '바보 같은 질문은 없다'의 정신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특히나 당신은 뉴하이어 (뉴비) 이기 때문에 질문이 많을 수밖에 없고 어떠한 질문도 할 수 있는 허니문 기간에 있으므로 걱정하지 말고 질문하라. 본인도 돌이켜보면 엉뚱한 질문 많이 했고 많이 봤다. 다들 그렇고 필요한 과정이다. 다만, 같은 질문을 두 번 이상하는 것은 문제이다. 그 사람의 학습능력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그러므로 새로 배운 내용은 반드시 어딘가 기록해 놓거나 해서 그런 일이 없도록 하는 게 좋다.
질문하는 타이밍 - 어떤 사람들은 문제에 닥쳤을 때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그 문제를 끝까지 스스로 해결하려는 사람이 있다. 이 정도는 스스로 해결해야만 할 것 같아서 그럴 수도 있고 독립적인 성격이어서 그럴 수도 있고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당신의 시간은 곧 회사의 리소스이다. 스스로 해결해서 해결하려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신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15분 정도 문제해결을 위해 노력했는데도 해결을 못했거나 더 이상 실마리를 찾기 힘들다고 판단되면 도움을 요청해라.
질문의 구성 - 질문을 하기로 결정했다면, 어떤 구성으로 질문을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 질문에는 (1) 어떤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고 (2) 어떤 시도들을 했는지를 반드시 포함해야만 한다. 절대 질문을 스무고개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채팅을 통해 1대 1 질문을 할 때 최악의 경우는 "안녕하세요?"라고 보내는 것이다. 혹은 "질문드려도 될까요?". 여기에 두 가지 문제가 있다. 첫째는 질문받는 사람이 그 질문 내용을 파악하기 위해 당신과 스무고개를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네, 안녕하세요. 궁금한 사항이 무엇이죠?", "어떤 일을 하시는데 그 문제에 부딪히셨나요?", "이것 해보셨나요?" 등등 이 사람의 시간을 잡아먹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문제는, 질문받는 사람이 이 사람과 실시간으로 이야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그 사람이 지금 회의중일수도 있고 바쁜 일이 있어서 대답을 나중에 해야 할 수도 있는데 당신과의 스무고개를 해야만 한다니. 그러므로 메시지를 한 덩어리로 보내면서 저 (1)과 (2)의 내용을 포함해서 보내라. 그래서 질문받는 사람으로부터 바로 답을 받을 수 있고 또 대답을 하는 타이밍을 피질문자가 정할 수 있도록 하라.
매니저가 원하는 일을 해라
온보딩 과정이 끝났다면, 이제 본격적인 업무를 할 시간이다. 새 직장에서 의욕이 많이 앞서고 뭔가 큰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들 것이다. 하지만, 입사 후 첫 1년은 무조건 매니저가 원하는 일을 하는게 좋다. 까불지 말고.
미국은 한국과 달리 상시채용이며, 각 포지션에 그에 필요한 기술을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사람을 뽑을 때 단순히 스펙이 훌륭하기 때문만 뽑지 않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일을 해줄 사람, 즉 핏(fit)도 함께 맞아야 한다. 그래서 새 인적자원이 들어오면 그 사람이 이런 일을 해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원하는 일은 하지 않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자기가 익숙한 일만 하려고 하면 환영받지 못할 수 있다. 따라서, 최소한 첫 1년은 (혹은 1-2번의 퍼포먼스 평가기간 동안은) 매니저가 원하는 일을 해내면서, 매니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팀의 신뢰를 쌓는 과정이 필요하다.
마치며
팁이라고 뭐라뭐라 썼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새 사람들과 친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다. 회사도 사람 사는 곳이고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때 한 가지 팁은 팀사람들과 주변 사람들의 이름과 얼굴을 열심히 익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름을 넣어 인사하는 것이다. 이름을 넣어줌으로써 상대방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구나라는 좋은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모쪼록 입사 초기의 사람들이 이 글을 본다면 새로운 환경에서 좋은 시간 보내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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